작성일 : 2017.03.14
몰랐던 나를
비춰준 큰 거울,
탄 자 니 아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병환으로 돌아가셨고,
나는 외할머니댁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삶을 살았다.
브레이크 없는 차처럼 내 마음대로 산 학창시절
게임에 빠졌고 엄청난 피곤함과
삶의 무의미함을 느꼈지만,
헤어 나올 수 없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을 통해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났다.
그곳에서 발견한 한 가지
스스로 귀머거리가 된 나였다.
나는 오랫동안 혼자 게임에 빠져 지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놓치거나
정확히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았다.
지부장님이 다른 사람 말을 귀담아듣지 못하고
딴생각을 하는 것은 내가 옳고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지만 이해가 안 됐다.
탄자니아 아루샤 지부에서 만난 ‘마게’(Mage).
마게 또한 자기 생각에 갇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못하는 아이였다.
매번 퉁명스럽고 건성으로 하는 마게의 대답에
나는 버럭 화를 냈다. 마게는 듣기 싫다며
자기 방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런 마게의 모습을 본 순간 내 모습이 보였다.
‘저 모습이 바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해서
나오는 행동이구나, 마게의 행동이 바로
남들이 말해 준 ‘나’의 모습이었구나.’
그러고 나서 마게를 다시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안해 마게, 근데 아까 네 모습을 보면서
네 모습이 꼭 내 모습 같더라.
자기중심적인 행동 때문에 주변 친구들의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지 못하고.”
그 후로는 마게와 대화하면서 둘이 가지고 있는
‘옳음’과 ‘상대방의 말을 못 듣는 문제점’을
같이 고쳐나갔다.
탄자니아에 와서 봉사활동을 하며
이런 나의 심각한 모습을
마치 현실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처럼
직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또 주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안에 갇혀 있던
나를 꺼내준 고마운 존재들이었다.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이 되어 준
탄자니아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