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빛을 뿌리는 학생들
평생 살아가면서 가장 값진 1년이 어느 때였는지 생각해보면 각기 다른 해를 떠올릴 것이다. 대학에 입학한 해, 취직한 해,
여행한 해 등 각기 다양한 1년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 중 가장 값졌던 1년이 해외봉사를 했던 한 해였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
기독교 단체 국제청소년연합(IYF)에서 주관하는 'Goodnews Corps 해외봉사단'(GNC)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년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봉사하고,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을 체험하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돌아온 학생들은
하나같이 해외봉사를 했던 1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해였고 한 번 더 해외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GNC의 봉사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청소년 선도, 빈곤·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봉사, 컴퓨터·음향·방송통신 등 기술 보급, 에이즈·마약 퇴치를 위한 예방 및 교육활동 등 그 지역의 학생들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봉사를 한다.
이와 더불어 캠퍼스 내 사진전·동아리·세미나 등을 통한 대학생간 교류, 한국과의 문화교류활동 등을 통해 한국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오지여행이나 무전여행 등을 통해 개인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기독교 단체이다 보니 어린이 선교,
중고교생에 대한 채플강연, 방송 및 문서 등을 통한 선교활동 등도 포함돼 있다.
2002년 14명으로 시작했고 2007년에는 700여명의 학생이 파견될 계획이다. 그 중 일부가 동남아시아와 서아프리카로 이미 파견됐고, 남은 학생들도 2월 초에 모두 파견될 계획이다.
GNC를 다녀온 학생들의 이야기에서는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느낀 기쁨이 묻어난다. 아프리카에 다녀온 학생들은 대부분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했지만, 말라리아를 이겨내면서 자신을 돌봐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한국보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에 간 경우 평소에 자주 먹는 음식(콜라, 치킨 등)을 먹을 수 없어 한 달간 기도한
끝에 먹게 됐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한국보다 부유한 나라에 간 학생들은 그 나라 사람들의 차가운 모습에 마음 상했다가, 결국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볼 때 행복했다고 말한다. 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자기 덕분에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큰
기쁨을 누렸다고 말한다.
2005년 미국 애틀랜타로 GNC를 다녀온 변단원(24)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미국에 간다고 결정됐을 때 많이 걱정됐어요. 영어도 서툴고 미국에 대해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죠. 체구가 작은
편인데, 미국의 중학생이 저만한 걸 보고 무섭기도 했죠. 그렇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말이 조금씩 트였고, 그들도 내 진심을
알아주는 것 같았어요.
저와 함께한 학생은 아니지만, 같이 미국에 간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밝아진 미국인들이 많아요. 토마스라고, 모든 것을 총으로
해결하려던 갱이 한 명 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GNC 학생들을 보면서 총을 버리고 살아가려고
하더군요. 밝게 변한 모습을 보고 신기했어요.
또 마약을 하던 온유라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학생이 예전에 마약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예요. 밝고
쾌활하게 변했죠. GNC 단원들이 능력이 좋아서 해외봉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들과 교류하면서 함께한 덕분인
것 같아요."
한국문화 전파도 GNC 단원들의 활동 중 하나.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온 GNC 학생들은 요하네스버그 대학에서
열린 '2006 국제학생축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대사관과 한인상가의 도움을 얻어 한국의 전통 음식과 물건을 외국인에게 선보인
것. 또 한복과 태권도복으로 한국만의 아름다움을 전했다.
김범규씨는 "한국을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어서 기뻤다"며 "캠퍼스에서 우연히 건네받은 해외봉사 전단지 한 장이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점도 많다고 한다. 처음에는 말이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안돼서 고생하고, 현지인들과 동일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저개발 상태인 국가에 간 학생들은 안락한 잠자리가 그리웠다고 한다.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서 고생하기도 하고 전혀 다른 문화를 접해서 난감하다고도 한다.
작년 한해간 인도에 다녀온 정사라씨는 "처음에 손으로 밥 먹는 문화와 물로 용변을 닦는 것에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곧 인도 문화에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정씨는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손으로 밥 먹던 습관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휴지로 용변을 닦는 것보다 물로 씻는 것이 더 편해져서 비데가 없으면 안 된다"며 웃음 지었다.
탄자니아에 다녀온 박세호씨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처음에는 고생이 심했지만, 현지 음식을 먹게 되면서 현지인들과 친해졌다"고 말했다.
도기권 IYF 회장은 "자신을 위한 삶과 계획, 자신을 위한 걱정밖에 하지 못하던 많은 대학생들이 낯선 나라 사람들을
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오지를 향하는 모습은 우리의 자산이며 그들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별들"이라고 말했다.
현지인과 똑같이 생활하고 활동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지만, 이를 극복해나가면서 현지인들과 마음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GNC 학생들. 자신만을 위해서 무한 경쟁하는 시대에 주위 사람들과 함께하며 이타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